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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. 계절 구분하기.
1. 이른 봄: 꽃샘 추위가 살아 있는 이 시절은 지금의 그리고 예전 나의 시간으로 돌이켜보면, 중고등생 정도의 시절이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. 더구나 비닐하우스가 판을 치는 대한민국에선, 그 좁은 공간에서 서로를 이기지 못해 톨아지고 아직은 조금 더 넓은 공간을 알지 못하는 그런 시기.

2. 봄의 중간: 대다수의 많은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는 대학이란 곳에서 제한된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시절이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까. 점점 봄이 짧아지는 건, 보이지 않는 대한민국의 사회 내에서도 온난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. 대학의 이익 추가가 그들에겐 그리고 우리에게 사회의 온난화는 아닐지. 그런데 더 슬픈 건, 어떤 이들에겐 이런 봄 조차도 없다는 것.

3. 봄의 끝: 삼복 더위가 시작하기도 전에 더위를 먹고 힘들어하는 우리들은 그 엄청난 취업난에 더위를 먹은 것은 아닌지. 대학만 들어가면 된다는 구 시대적 사고 방식과 취업만 하면 된다는 지금의 사고 방식의 차이가 있을까. 과연 그 뒤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는 젊은 이들에겐.

4. 여름의 시작: 점점 과감하게 버릴 수 있는 것들이 없어지고, 과감하게 버릴 줄 아는 진정한 용기가 줄어드는 그런 시기. 더워서 힘들고 지치는 것을 피하고자, 지금의 우리의 부모란 에어컨을 과도하게 사용하여 전기 요금을 감당할 수 없는 그런 위험성이 존재하는 그런 계절. 지금의 기득권 층의 부동산 놀음으로 인해, 하우스 푸어가 늘어가고, 편히 쉴 수 있는 자기 집 조차 마련하기 어려운, 그래서 더 더위가 가혹하게 느껴지는 건 아닐까.

5. 여름의 중간: 한참 더울 때. 내 집 마련으로 생긴 빛에 허덕이며, 내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 제공에 허덕이는. 그래도 가장 싱그러운 계절이 될 수 있었으면.

6. 여름의 끝: 선선해지면서, 그래도 안정을 찾아가는 그런 시기가 아닐까? 하지만, 누군가는 그 뒤에 다가올 추위를 걱정하며, 전전 긍긍하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.

7. 가을: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기는 아닐까? 정말 안정된 생활과 여유롭게 보낼 수 있는 시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, 그러나, 여름의 끝에서 시작된 "전전 긍긍"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.

8. 겨울: 지나 간 계절들을 생각하면서, 이제는. 


#. 계절과 상관없는.
외부의 계절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커다란 유리돔 속에 있는, 그런 커다란 궁전 속에 사는 사람들은 과연 이러한 계절들을 알고 있을까? 추운 겨울에 따뜻한 곳으로 이동이 가능한, 더운 여름날에 시원한 지구 반대편의 곳으로 날아가 수 있는 그런 힘이 있는 사람들은 과연 이러한 계절을 알고 있을까.

#. 그래도.
그래도, 그 모든, 계절을 슬기롭게 대처해나가는, 그런 모습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정말로, 진심으로, 진정으로 우리가 원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 진짜 이야기가 아닐까한다. 뭐 물론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혹은 그 궁전 속에 살아보지 못해 그들이 볼 때 보여지는 그러한 자격지심으로 가여워 보일지 몰라도.

posted by 양연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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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11/11/17 18:05  address  modify / delete  reply

    비밀댓글입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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